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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간 많은 해외여행을 다녀왔으나 이번 홍콩여행은 역대급으로 힘들었다. 재작년 겨울에 갔을 땐 몰랐던 홍콩여행의 맹점이 여실히도 들어나서 다음엔 절대 가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이유도 시간이 차차 흐르면 왠지 홍콩여행이 미화되서 다음에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까 해서. 그러지 않기위한 위한 되새김+나자신과의 약속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렇다.
*주의*
다소 부정적인 내용이 담겨 있으므로 홍콩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을 경우 마음을 추스리고 볼 것
1. 입맛에 맞지 않았던 음식
part.1 호흥키에서 시켰던 새우볶음밥 with 스크램블에그. 역대급 충격적인 맛이었다.
홍콩의 스크램블 에그는 익다만 끈적한 계란액체인 것인가. 쉐킷쉐킷 해서 한입 베어먹자마자 동공확장. 고수의 향과 함께 말로 차마 표현할 수 없는 야리꾸리한 맛이 나는데(찌린내?) 그 와중에 미끄덩한 스크램블 에그가 혀를 에워싸우며 가래를 먹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오후 1시였고 언니와 나는 아무것도 못 먹은 공복의 상태였기 때문에 꾸역꾸역 먹어본다. 차마 못 먹겠는 언니는 양념장에서 간장을 뿌려 먹어보았지만 그마저도 실패. 1/10을 남기고 나올 수 밖에 없었음. 2만원 정도 했는데 너무 아까웠음.
part.2 언니랑 마지막희망으로 찾은 프리미엄 플라자 라운지. 여긴 사진조차 찍지 않음. PP카드로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는데 일단 입장하자마자 부페의 가짓수가 많지 않아서 불만. 하지만 스크램블에그볶음밥의 여파로 아직 허기진 상태였고 그나마 좀 챙겨먹으려고 언니가 최애로 좋아하는 올리브를 펐는데, 올리브와 함께 보이는 짧은 머리카락.(뀨?) 언니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ㅇ_ㅇ.. hair!!!! 하면서 직원에게 접시를 토스했으나 그 직원은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접시를 들고 다른 곳으로 이동. 이건 뭐지? 최소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는 해줘야하는 게 아닌가. 언니는 음식을 포기하고 맥주라도 마실까 해서 음료코너를 갔는데 맥주가 미지근했다고 한다. 맥주마저도 포기하고 나와 언니는 사이다에 나쵸를 먹으며 이 라운지는 사이다와 나쵸 맛집이라고 혀를 끌끌 참. 그리고 머리카락 나온 그 충격적인 장면이 자꾸 머리에 스쳐 두통이 생겨서 급히 나옴.
part.3 언니랑 둘이서 오후 3시가 넘어가도록 제대로 먹은 게 호흥키에서 나눠먹은 작은 완탕면 한그릇이 전부였기에 굶주린 배를 움켜쥐며 마지막으로 합의하에 먹기로 한 파파이스. 파파이스는 프랜차이즈니까 적어도 로컬푸드+머리카락의 위험성은 없겠지 하며 선택. 맛은...... 음....
일단 비스켓은 손으로 잡자마자 으스러졌다. 원래 한국에서 먹었던 비스켓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맛에 딸기잼과 함께 찍어먹는데, 홍콩 파파이스의 비스켓은 그냥 으스러지는 식감이었다. 딸기잼도 없었고 꿀로 대체
치킨은 튀기다만 느낌. 튀김옷이 바삭하지가 않았다. 언니한테 파파이스 직원한테 가져가서 한 번 더 튀겨달라 요청해달라고 장난 쳤는데 언니가 너 데리고 가서 튀겨버린다는 공포스러운 말을 해서 입을 꾹 다뭄.
언니는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튀김과 비스켓을 집어먹으며, 역시 아사히 맥주가 제일 맛있다고 극찬.
2. 빽빽한 건물, 좁은 도로, 길거리 위생상태
덥고 습한 여름에 가서 그런지 아무래도 여행할 때 좀 더 예민해지는 게 맞는 것 같다. 재작년 겨울에 갔을 때는 홍콩의 특징이라고만 생각했던 것들이 이번엔 단점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홍콩의 인구밀도가 세계최강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어딜 가나 사람이 많고, 도로는 좁고. 그 와중에 길거리에 기어다니는 바퀴벌레, 죽어서 바싹 마른 바퀴벌레 잔해들 그리고 빼곡한 건물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 그래서 곳곳에 고여있는 물웅덩이. 덥고 습해서 공중화장실이라도 있으면 급격하게 퍼지는 찌린내와 홍콩로컬푸드음식점에서 풍기는 향신료가 섞여서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악취가 난다.
3. 덥고 습한 여름날씨
밖은 덥고 습하다. 그리고 해가 쨍쨍. 근데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차고 건조하다. 감기몸살 걸리기 최적의 여행지. 나는 여행 이틀째 되는 날에 길거리에서 테이크아웃 딤섬을 땀 뻘뻘 흘리며 먹고 쇼핑센터에서 빵빵한 에어컨 내리받으며 돌아다녀서 그런지 감기몸살에 걸려 나머지 여행은 호텔에서 언니가 내 간병을 봐줄 정도로 그냥 호캉스 느낌으로 갔던 것 같다. 제대로 못 놀아서 참 아쉽지만 다시 홍콩여행을 갈 의향은 XX.
4. 침사추이 호객행위 + 하우스키퍼의 고단한 삶
침사추이역에서 번화가 밖으로 나오면 홍콩사람과 각종 동남아+중동+인도 불법체류자들이 뒤섞여있다. 역으로 나오자마자 중동 남자들이 "아가쒸~~ 시계. 짝퉁 시계" 하면서 계속 말 걸기 시작한다.
침사추이에 거의 2시간 정도 밖에 안 있었는데 한 열번 이상은 붙잡혀서 계속 시달렸던 것 같다. 기빨리고 힘들었다.
그리고 길가에 각자 캐리어 끌고 앉아서 수다 떠는 필리핀 사람들이 보였는데, 뭔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하우스키퍼라고. 한달에 거의 50만원밖에 못 받으며 주말에는 밖으로 내쫓겨서 갈 곳 없이 길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한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하기 블로그 참조. 나는 즐기려고 여행 온 건데, 힘든 사람들을 보고있자니 문득 슬퍼졌다. 홍콩은 살인적인 집값도 문제기도 하고 화려함 속에 감춰진 여러 문제점들을 되새겨보며 한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여행이었다.
https://blog.naver.com/we_strangers/220784988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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