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주 부산->서울 2박3일 후기. 3일차 (170722~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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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선선하다. 이틀 연속으로 장거리를 타니 엉덩이가 안장에 쓸려서 바세린 듬뿍 바르고 출발.
산을 넘으니 이제 농촌 비포장도로에 모자라 폐철길이 가로막고 있음.
그래도 그 기나긴 낙동강 324KM의 여정을 끝내고 드디어 새재자전거길로 들어섰다! 오늘의 난코스는 이화령. 이화령만큼은 끌바를 용납할 수 없었기에 구글맵스를 보고 이화령 업힐 전에 좀 쉬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이화령휴게소가 이화령 정상에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는 단순히 "휴게소"라는 개념만 생각해서 힘든 이화령을 넘기 전에 누군가가 휴게소를 만들었구나! 나에게 이런 큰 배려를 선사하다니 라는 생각으로 구글맵스로 이화령휴게소를 찍어보고 아직 많이 남았구나 싶어서 계속 페달을 밟는데 끝나지 않는 약업힐.. 놀라서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화령 정상 4KM"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극심한 안장통과 더불어 무정차로 이화령을 넘어야 한다니..중간에 클릿 뺄까말까 수백번은 넘게 고민했지만, 결국 정상까지 무정차로 도착! 20분컷 성공!
원래 핫식스랑 탱크보이만 먹으려 했는데 점점 가짓수가 늘어났고 이게 내 점심식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화령을 넘은 뒤 수안보온천 가는 길에 갑자기 굵은 빗줄기가 퍼붓기 시작한다. 황급히 피신.
단순 소나기라고 생각했는데, 20분 내내 그치질 않았고 심지어 빗줄기가 더 거칠어져서 어떻게 해야할 지 내내 고민했지만 결국 강행. 여기 사시는 할머니가 궂은 날씨에 고생한다며 걱정의 눈빛과 함께 우비까지 빌려주셨다. 감사합니다!!
10KM정도 우중라이딩을 하다 다행히도 빗줄기가 잦아들었지만, 노면 상태는 최악이었다.
충주탄금대 도착 후 만신창이가 된 자전거와 클릿슈즈. 새재자전거길 끝!
비내섬~강천보 사이에서 이른 저녁을 먹으려 했는데, 근처에 진짜 밥집이 없다. 밥 먹으려면 시내로 빠져야하는데 빠지기도 애매하다. 결국 비내섬 거의 다 도착했을 때 쯤에 있는 카페에서 간단하게 컵라면과 에너지바를 사먹었다. 오늘 정말 부실하게 먹는구나.
비가 그치고 도로상태도 좋아졌고 이제 한강종주길이라 거의 다 왔다는 생각에 페달에 힘이 더욱 실렸다.
중간에 막아놓은 길. 끌바 필수.
강천보 도착. 팔당대교 약 70KM 남았다는 표지판을 봤고, 저녁 5시였다. 왠지 오늘 내로 팔당대교까지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능내역까지 인증 완료 후, 저녁 11시 쯤 팔당역 도착. 3일차 240KM 끝. (상주상풍교->능내역)
팔당에서 인천집까지 점프.
다음날 아침. 맥커버리.
점심은 육커버리.
국토종주를 하면서 느낀 점은,
1. 7~8월은 지양해야 함. 몸이 녹아내린다.
2. 보람 찼지만 한편으로는 단순 페달노가다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3. 비포장도로가 많아 극심한 안장통과 손가락 저림이 심했다. 단순히 몸을 끌어올리려고 국토종주를 가려는 사람들에겐 비추.
4. 계획은 큰 틀만 잡고, 짐은 최대한 간소하게. 계획대로 안 되는 게 태반이고, 그 상황에서 짐이 무거우면 더 빡친다.
5. 한강자전거도로는 실크로드다. 앞으로 한강을 사랑해야지.